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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지나도 여전히 리즈
유진의 행복 레슨
유진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자 촬영장 모든 스태프들의 입꼬리가 덩달아 올라갔다. 그녀에게는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긍정의 아우라가 있다. 20년 전 앳된 얼굴 그대로 해맑게 웃던 유진에게 그토록 행복할 수 있는 이유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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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풀오버 니트와 허리에 두른 코르셋 스타일의 톱은 Nohke. 글렌 체크의 캉캉 스커트는 Bourie. 자수 장식의 레이스업 부티는 Giambattista Valli. 망사 니트 모자는 Athena NY by Amabilia.

 

"워낙 잘 웃는 성격이에요. 요즘은 아이 보면 절로 웃음이 나요. 최근 데뷔 20주년을 준비하면서 녹음을 시작했는데 서로 얼굴 보고 웃다 보면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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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실크 로브는 Caftanii Firenze. 이너 웨어로 입은 와인 컬러의 슬립 드레스는 Helmut Lang by Beaker. 목걸이와 반지는 모두 Didier Dubot.

 

"20년간 쭉 메이크업을 하면서 나한테 어울리는 컬러와 룩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행을 따라 하는 건 진짜 메이크업이 아니에요. 내 매력을 돋보이게 해 줄 메이크업을 찾아야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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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 니트 슬리브리스 톱과 숄 카디건은 모두 Michael Kors. 스웨이드 사이하이 롱부츠는 Stuart Weitzman. 목걸이와 팔찌, 링은 모두 Ginette NY.

 

"뷰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성들의 당당함과 이너 뷰티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자존감이 높을수록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더욱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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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두른 타월과 배스 로브는 Eurah. K. 반지는 Didier Dubot. 목걸이는 모두 Jihey Park Jewelry.


얼마 전 데뷔 20주년 소식이 전해졌어요. 감회가 어떤지 평소 나이 드는 것에 대해 한탄하거나 과거를 그리워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막상 20년이라고 하니 살짝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물론 열심히 해 왔지만 더 열심히, 더 많이 활동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지나고 보면 누구나 아쉬움을 느끼잖아요. 10주년 때만 해도 이런 느낌 없었는데, 20이라는 숫자는 확 와닿더라고요. 난 여전히 똑같은데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다니!

 

그 시간 동안 유진의 내면에 나이테처럼 쌓인 연륜이나 여유가 있겠죠. 오늘 촬영도 그런 모습을 담고 싶었고요 최근 화보 촬영을 많이 하진 않았는데, 오늘만큼은 진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 좋아요.

 

유진의 행복에 대해 좀 더 얘기하고 싶어요. ‘메이크업 어떻게 하세요’ ‘스킨케어 비법 좀 알려주세요’ 같은 질문은 숱하게 들었을 테니 아이러니하게도 내면에서 나오는 자신감과 행복은 외모를 가꾸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타인의 눈에 예쁘고 스키니해 보이는 게 아니라 가꾼다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해요.

 

여자에게 ‘가꾼다’는 게 어떤 의미길래 자신감과 직결되죠. 평소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생겨요. 그러면 주름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예쁜 주름이 돼요. 반대의 경우에는 그냥 없애고 싶은 주름이겠죠. 저도 이제 눈꼬리에 잔주름이 잡히고 아이 홀도 더 패이는 걸 느껴요. 가끔 속상할 때도 있는데 어쩌겠어요!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하지만 이게 나인 걸’ 이렇게 생각하면 그만이에요.

 

어릴 때 아침마다 화장하고 밤마다 콜드크림으로 마사지하는 엄마를 보면서 닮고 싶다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요. 왠지 모르게 엄청 프로답게 보여서 맞아요. 처음 데뷔했을 때 지금 내 나이 연배였던 선배들을 보면 정말 멋졌어요. 나도 그 나이가 되니 당시 선배들의 모습처럼 당당하게 살면 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메이크업도 자신감과 직결되죠. 타이라 뱅크스도 “메이크업은 내게 자신감을 준다”고 했대요. 데뷔 때와 지금, 메이크업할 때의 마음가짐이 다르진 않은지 이제 처음 데뷔했을 때처럼 메이크업을 하면 큰일 나요, 하하. 농담이 아니라니까요! 피부 메이크업은 얇게 할수록 주름이 덜 보이는 거 알죠? 그래서 최소한의 포인트만 줘서 심플하게, 과하지 않은 메이크업을 선호하게 됐어요. 20년간 쭉 메이크업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어요. 나한테 어울리는 메이크업이 가장 좋은 메이크업이라는 사실이에요. 봤을 때 예쁜 메이크업이 분명 있는데, 막상 내 얼굴에 직접 하면 안 예쁠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땐 딱 잘라 포기하고 내가 해서 예쁜 메이크업을 찾아야 해요.

 

한국 여자들이 유행에 민감하죠. 이게 약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따라 하는 건 안 돼요. 진짜 나한테 어울리는 룩이 분명 있는데. 그리고 어린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어릴 땐 정말 메이크업할 필요가 없어요! 교복을 입은 생기 넘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파릇파릇 예쁜데 메이크업으로 자신의 미모를 가려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사람들이 ‘유진’ 하면 백만 달러짜리 빅 스마일을 가장 먼저 떠올려요. 유진에게 웃음을 가져다주는 건 원래 잘 웃는 성격이긴 한데, 요즘은 확실히 아이인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요. S.E.S. 데뷔 20주년 준비하느라 다시 뭉쳐서 녹음도 시작했는데, 그렇게 웃다 보면 또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돼요.

 

‘기뻐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기쁜 것이다.’ 유진 씨를 위한 말이었네요.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할리우드 셀럽들이 노 브라, 노 메이크업 운동을 하면서 ‘여자로서 있는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설파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무언가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주장했던 경험이 있나요 <겟잇뷰티>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성들의 당당한 아름다움, 이너 뷰티 같은 키워드를 늘 주장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외모지상주의가 정말 심하잖아요. 뷰티 프로그램이지만 외모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거기에서 시작되는 자존감이 훨씬 소중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이번에 참여하게 된 유기견 캠페인도 비록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뭔가 일조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거고요.

 

저 역시 유기견을 입양해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너무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었어요. 유명 인사가 참여하는 캠페인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요즘 SNS에서 유기동물에 대한 얘기가 이슈잖아요. 저도 동물을 사랑하고 함께 산 경험도 있다 보니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S.E.S. 바자회의 수익금 일부를 동물 돕는 일에 쓰곤 했죠.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평소 친분이 있는 우현증 원장님과 유기동물 캠페인을 주최하는 전은주 실장님으로부터 그림을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너무 반가운 제안이었어요.

 

직접 그린 그림이 프린트된 쿠션과 커피 원두, 텀블러 등이 판매된다고 들었어요 그 밖에도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이 판매될 거예요. 스타일리스트 김희원 실장님이 앞장서서 몇몇 패션 업체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죠. 이번 캠페인은 우현증 원장님과 제가 그림을 그리고, 소상공인들과 경력 단절 여성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에 참여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어요. 유기동물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분들께 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여성들의 자아실현에도 일조할 수 있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꾀할 수도 있다니 정말 대단한 프로젝트죠.

 

아까 제품들을 살짝 봤는데 그림 실력이 뛰어나던데요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 다만 진심을 담았어요. 유기동물보호소에 가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왔고, 사진 속 아이들의 눈빛을 보며 그림을 그렸어요. 그 눈빛을 보고 있으면, 음… 눈빛만으로도 제 마음을 건드려요. 그런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조금이나마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사회 안팎으로 시끌시끌한 요즘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은 비현실적인 농담처럼 들려요. 유진 씨를 보며 ‘나도 행복하게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할 <엘르> 독자들에게 하고픈 조언 제가 행복해 보이는 건 타고나길 긍정적인 성격 덕분인 것도 있어요. 주변에서 “넌 너무 태평해, 어쩜 그리 걱정이 없어”라고 말할 정도거든요. 여기에 하나 더하면, 제가 가진 신앙 때문에 더 느긋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세상에 미련이 없다고 해야 하나, 하하. 심각하게 듣지는 말아요! 더 큰 목표, 더 영원한 것을 추구하면 불필요한 욕심을 버리게 된다는 의미니까. 저는 자신을 여행자라고 생각하거든요.

 

‘삶은 여행처럼, 여행은 삶처럼’ 이 말도 딱 유진 씨를 위한 건가요 인생을 여행하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해관계, 나를 힘들고 짜증나게 하는 것들에 굳이 목숨 걸지 않게 되죠.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러다 보면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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