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세계를 홀리다 中 S.E.S. & 핑클 관련 내용
전문가가 뽑은 역대 아이돌 명반 10장
S.E.S 《Dreams Come True》 (1998)
S.E.S의 두번쨰 앨범인 《Dreams ComeTrue》는 본격적인 아이돌 그룹의 시대가 열린 뒤 음악적으로 얘기할 만한 '꺼리'가 있는, 혹은 평단의 관심을 받은 최초의 아이돌 음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첫 싱글로 핀란드 출신 가수의 유로 팝 《Dreams ComeTrue》 를 커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앨범은 깔끔하고 세련된 콘셉트를 지향하였다. 그리고 음악부터 스타일, 패션까지 '요정'이라는 콘셉트를 두고 비교적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이돌'이란 낱말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좋은 팝 앨범이었다.
<I'm Your Girl> S.E.S.
1980년대 세또래 같은 팀이 있긴 했지만, 기획사에 의해 철저하게 만들어지고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여성 아이돌 그룹의 시초는 S.E.S.였다. 여느 아이돌 그룹들이 그렇듯 S.E.S.의 멤버들 역시 노래와는 무관하게 기확사의 구상에 따라 조합되었다. 바다가 노래를 담당한다면 유진이 외모를, 슈는 귀여움을 담당하는 식이었다.
S.E.S.는 1997년 데뷔와 함께 <I'm Your Girl>로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인기도 인기였지만 이들은 동시대 아이돌 그룹 가운데 음악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그룹이었다. 매 앨범마다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 왔는데,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외국 작곡가의 곡을 적극적으로 받기도 하고 R&B 스타일의 노래도 곧잘 소화해 냈다. <드림스 컴 트루>, <감싸 안으며> 같은 곡들이 그런 노래들이다. 라이벌이었던 핑클의 음악에 비해 좀 더 신비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세번째 앨범 <Love>(1999)는 염색 머리로 인한 방송 출연 정지라는 악재 속에서도 8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여성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만큼 팬덤이 단단했다. 그리고 외국 진출을 선언하고 대만과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며 훗날 SM 엔터테인먼트가 심혈을 기울이게 되는 일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지만 2002년 스페셜 앨범 <Friend>를 마지막으로 멤버들의 합의에 의해 팀 해체를 선언했다.
<내 남자친구에게> 핑클
대성기획은 언제나 후발주자였다. SM 엔터테인먼트에서 H.O.T.를 만들자 뒤를 이어 젝스키스를 결성했고, S.E.S.를 내세우자 상대로 내세운 팀이 핑클이었다. 남진, 나훈아 이래로 이어져 온 라이벌 관계가 아이돌 시대에도 개막된 것이다.
핑클은 S.E.S.만큼 혹독한 트레이닝 기간을 거치지 않았고, 옥주현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노래를 부른다고 할 만한 멤버도 없었다. S.E.S.가 그랬던 것처럼 옥주현이 메인 보컬을 맡고 나머지 멤버들이 조금씩 목소리를 보태는 수준이었다. S.E.S.가 신비롭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핑클은 친숙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그런 이미지 메이킹과 함께 이효리와 성유리의 미모를 내세워 S.E.S.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첫 앨범의 첫 싱글이었던 <Blue Rain>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지만 후속곡인 <내 남자친궤게>가 가요 순위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세 번째 싱글이었던 <루비>가 또 한 번 인기몰이를 하며 S.E.S.의 라이벌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평단에서도 인기가 좋았던 S.E.S.의 음악에 비해 핑클은 지극히 안전 지향적이었다. 해외 진출이라는 모험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공식적인 해체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4집 <영원>을 끝으로 더 이상의 정규 앨범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각자 개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효리는 최고의 댄스 가수가 되었고, 성유리는 가요 프로그램이 아닌 연속극 주인공으로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이진도 연기자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