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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안나의 집에서 연말 공연을 마치고 한마음문화예술단 단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최장봉(왼쪽에서 네 번째) 고문. 최장봉 고문 제공

 

56년을 소리꾼과 가수로 살았다.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며 앨범도 여러 장 냈다. 고속도로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며 50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올렸다. 그러나 아는 사람만 아는 얼굴 없는 가수였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피를 토하며 밤무대에 서야만 했다. 아버지는 자식의 꿈을 위해 자신의 꿈을 버리고 기꺼이 거름이 되었다. 유명 가수가 된 딸은 그런 아버지를 세상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한다. 가수 ‘바다’의 아버지 최장봉(요한) 한마음문화예술단 고문이다. 하느님께 받은 탈렌트로 외딴 섬 나환자촌이나 외진 곳에 있는 양로원 등 가장 후미지고 외진 곳을 찾아 공연을 펼친다. 평생을 보여주기 위한 봉사가 아닌 함께하기 위한 봉사를 해 왔다. 무릎을 굽히고 낮은 곳을 바라보며 노래로 세상을 위로하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마디마디엔 감사와 사랑으로 가득한 신앙의 열매가 알알이 맺혀 있다.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노래로 봉사하는 한마음문화예술단 활동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1980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세례를 받았는데 영세 전부터 활동했어요. 노래도 나누지 않고 혼자 하면 아무 소용 없잖아요. 1978년부터 라자로마을이나 외진 곳에 있는 양로원, 요양병원 등을 찾아가 노래했습니다. ‘돌아온 탕자’를 비유한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깊은 통회를 했는데 예수님께서 제 마음에 오셨습니다. 세상이 너무 힘들 때 예수님께서 저를 부르신 것 같아요.

 

▶최근 성남에 있는 노숙인의 집인 ‘안나의 집’에서 공연하셨죠.

낮은 곳을 찾아가 공연할 때면 늘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렵고 슬프고 상처받은 사람들과 마음과 밥을 나누면 오히려 제가 더 위로를 받고 옵니다. 하느님께서 나누라고 하신 뜻을 그곳에서 많이 느꼈습니다. 제가 50년 동안 부른 한오백년 같은 슬픈 민요를 부르면 공감을 많이 하시는데요. 한오백년은 음색이 좋고 재능이 뛰어난 조용필씨가 불러 널리 알려지게 됐죠. 또 같은 레코드사 소속이었던 나훈아씨도 민요를 맛있게 불렀는데요. ‘새타령’은 제가 코치한 대로 그대로 불렀어요. 

 

▶유명 가수들에게 도움을 주시고 음반도 500만 장이나 판매됐는데 생활고를 겪으셨어요.

세상을 사는데 우리 뜻대로 사는 게 아녜요. 우리를 창조하고 생명을 지켜주시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다 인도하십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십자가를 져야 해요. 십자가는 고통이거든요. 아무리 어려워도 참고 예수님의 길을 가자,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명 가수로 3남매를 가르치고 먹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제가 가장 어려울 때 부천 소사동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거기서 막내(가수 바다)가 태어났죠. 막내를 낳은 후에 몸이 매우 아팠어요. 공기 나쁜 밤무대를 하루에 여덟 군데씩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폐가 나빠져 각혈까지 했습니다. 이후 방송도 하고 음반 녹음도 했지만 다 성공하지 못했어요. 내가 유명 가수가 됐다면 과연 예수님 곁으로 갈 수 있었을까,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하느님께서는 다 뜻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막내딸(가수 바다)이 어렸을 때부터 한마음예술단에서 노래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려서부터 재능을 보였는데 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걱정스러웠어요. 가수는 1만 명이 넘어도 최고의 가수는 40명도 안 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반대했는데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잖아요. 그래서 아주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죠. 노래는 뱃심을 가지고 머리, 코, 온몸으로 하는 것이라 새벽까지 배를 누르며 노래를 시켰는데, 그런 과정을 막내가 다 견뎌냈어요. 지금도 뮤지컬 등 다 해내는 걸 보면 참 대견한 노력파죠. 저와 10년 차이 나는 아내도 한마음예술단에서 노래도 하고 무용도 하면서 많은 일을 했는데요, 먼저 하늘나라로 갔어요. 아내가 그립지만 살고 죽는 것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어려운 생활 중에도 하느님께 감사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세상 사람들이 많은 것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인생은 우리 나름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이끌어 주신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어요. 루카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그러나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셨는데요, 그 말씀이 느껴집니다. 공연하고 나면 욕심이 없어지고 모든 것이 하느님께 감사로만 느껴집니다. 감사하는 삶이 정말 최고의 삶이 아닐까요. 생명을 죽게 하는 것이 욕심이고 과욕이죠.

 

▶그런데 자녀들에겐 욕심을 내셨죠. 

우리 민요가요인 ‘왕타령’이 인기가 있어 200만 장이 나갈 때 처음으로 여러 방송에서 불렀는데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때 ‘바다’ 가 활동한 걸그룹 SES의 ‘I’m your girl’이란 노래가 뜰 때였거든요. 아버지의 방송 활동이 딸에게 지장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다 포기하고 내려놓았습니다. 한집안에 스타가 둘이 나올 수는 없는 것 같아서요.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명(藝名)이 ‘최세월’인 가수이신데요. ‘가수 바다의 아버지’로 기억되길 원하세요.

가수로 내가 성공했다면 지금 ‘바다’는 없었을 것입니다. 자식이 잘되어야죠. 저는 ‘바다 아버지’로 만족합니다. 저를 가수 ‘최세월’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한동안 ‘최세월’이란 예명을 쓰지 않았습니다. 세월호가 국민들의 슬픔이 된 이후 그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듣고 싶지 않은 슬픈 이름이 됐는데 제 예명을 쓸 수가 없잖아요.

 

▶56년 소리꾼이신데요. 명창 박초월 선생의 문하생으로 시작하셨죠.

트로트 가요를 해서 고속도로 4대 천왕이란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생활에 여유가 있었으면 트로트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실 노래라는 게 보기에는 참 아름답게 보이지만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스포츠처럼 은메달도 소중한데 금메달 아니면 성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홍세민의 ‘흙에 살리라’도 사실 제가 작사했는데요. 내가 양보하고 손해 볼 때 그게 사랑입니다. 이익을 볼 때는 사랑이 없죠. 저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집이 없어요. 그냥 있는 대로 사는 것이죠.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부모는 자식에게 무엇인가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재산을 남겨주거나 많이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만들고 싶어 하는데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마음에 새겨 주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는 너다. 하느님께서 이렇게까지 해주셨으니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해다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길 수 있는 마음으로 해라,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지 마라.’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하느님 것이고 우리 모두 하느님께 전세 살고 월세 살다가 가는 나그네이고 순례자입니다. 미련없이 다 비우고 하느님께서 오라고 하실 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을 다 준다고 해도 예수님 사랑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자식들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2008년도에 바다씨가 아버지의 정식 앨범(정들었네)을 출간해 줬죠.

비비안나(본명 최성희)가 한번 내보라고 해서 냈지요. 앨범이 뜨려면 여러 가지 요건이 필요한데요, 제가 방송도 잘 모르고 해서 결국 그대로 죽어 있어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고 불렀던 노래이니까 봉사 가서 많이 부르고 있습니다. 중간에 생계를 위해 가요를 불렀지만 이젠 민요를 부르는 소리꾼으로 남고 싶습니다.

 

▲ 가수 ‘바다’ 최성희(왼쪽)씨가 늘 자랑스러워 하는 아버지 최장봉(오른쪽)씨.

 

▶19살에 데뷔하셨는데, 당시 연예인과 지금 연예인은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세요.

가요라는 게 시대의 유행을 탄다고 해서 ‘유행가’라고 하는데요. 그때는 우리나라 시장이 좁았고 지금은 세계가 시장이잖아요. 시대에 맞는 작품을 잘 만들면 생활의 여유가 있지만, 옛날 연예인들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 물질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예술은 재능도 타고나야 하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노력해야 합니다. 노력해서 갈고 닦지 않으면 자기 뜻을 이루려고 해도 마음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아이돌 가수의 부모님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항상 응원해 주고 용기를 불어줘야 합니다. 참고 견디면서 부모가 희생양이 되지 않으면 자식이 훌륭하게 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희생 없는 대가는 없습니다. 나는 히트곡이 없잖아요. 노래를 잘해서 성공한 가수도 있지만 노래를 못해도 시대에 잘 맞으면 성공하기도 합니다. 노래는 많이 불렀는데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노래 잘하는 ‘최세월’로 남았으니 그게 성공한 것이죠. 내일도 노래 봉사하러 갑니다. 나를 찾는 곳이면 언제든지 가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죽는 날까지요.

 

▶선생님에게 음악과 봉사는 무엇이고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음악은 내게 최고의 생명이죠. 음악이 없으면 나도 여기서 끝나는 것이죠.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이 주시지만, 육신의 생명은 음악이 없으면 끝나는 것입니다. 봉사는 이유 없이 계산하지 않고 사랑을 듬뿍 주는 것입니다. 사랑 없이는 봉사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은 나를 다스리며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어떤 기도를 바치세요.

요즘 세계가 어수선해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교황님과 사제를 위한 묵주기도를 많이 합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가톨릭 기도서’를 다 읽고 십자가의 길 기도까지 하면 한 두어 시간 걸립니다. 예수님의 삶과 고통이 담긴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면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주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죠. 기도 없이 신앙생활 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깨어 살아라. 항시 기도하며 살라’고 하셨잖아요. 최근에 신부님의 조언을 받아 제가 가사를 쓴 ‘부활’이라는 노래를 녹음했는데요. 국악적인 민요조 성가입니다. 앞으로 예수님을 위해, 하느님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TV 방송 시각 : 20일 오후 7시, 21일 오후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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