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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돕는 게 아닙니다. 함께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수 바다(37·본명 최성희·세례명 비비안나)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오는 9월6일 오후 7시 30분에 서울 방배동성당에서 음악회를 개최한다. 2015년 한강성당에서 같은 목적의 음악회를 연 데 이어 두번째다. 

 

천주교인인 바다는 그간 틈나는 대로 국내 고아원과 양로원들을 찾아다니며 위문공연을 하고 아프리카로 가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하는 등 꾸준히 선행을 해왔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기자와 만난 바다는 "돕는다는 생각은 안하고 싶다. 누구를 돕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행동이 '선행'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감사하게도 기회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겁니다. 돕는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돕는다면 나 자신을 돕는 것이지요. 공평한 사회를 만들고 억울한 이가 없어지도록 돕는 것이라 좋아요. 내가 억울하지 않은 것 뿐 아니라 억울한 이가 주변에 없는 것도 결국 자신에게 좋은 것이니까요." 

 

종교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담당 박민서 신부)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전을 짓기 위해 애써왔다. 청각장애자들을 위한 성당은 평지 설교시 수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건물이 경사식이어야 한다. 소리도 의자의 진동으로 느낄 수 있는 설비가 있으면 좋다. 하지만 그런 건물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지금까지 청각장애우의 선교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바다는 한때 수녀가 되려고 성당의 성소자(사제 또는 수도자를 지망하여 신학교 입학 또는 수도원 입회를 준비하는 사람) 과정에 있기도 했다. "아버지가 저를 수녀님을 시키고 싶어하셨어요. 어렸을 때는 제가 많이 수줍고 말이 없었서 '막내딸은 수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거죠. 그런데 갑자기 고등학교 때 연극에 빠져 대중예술을 하게 되었어요." 

 

성당을 통해 바다는 알콜중독자나 농아자 등 선천적·후천적 장애자들을 만나 소통할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자신의 노래를 청각장애자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은 2015년 미국의 한 교회의 초청으로 5개 도시를 돌며 자선콘서트를 가졌을 때였다. 

 

초청된 청각장애자들이 음악회가 끝난 후 와서 너무나 좋았다고 수화로 열심히 말해주자 바다는 "(청각장애자들도 음악을 듣는 것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건데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했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목소리를 신에게 받아 이 소리로 행복하게 사는데 공평해지려면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자들은 가사는 수화로, 멜로디는 '진동'을 통해 느낀다. 이번 음악회에는 느리고 빠르고, 묵직하고 가벼운 느낌을 진동으로 전달하는 특수제작된 관객석이 준비된다. 이 의자는 시험가동된 후 성당에도 구비될 예정이다. 바다는 ‘행복을 주는 사람’을 주제로 한국가톨릭문화원 생활성가 밴드 ‘찬양 거룩한 기쁨’ 팀과 함께 생활성가 위주의 곡들을 들려준다.

 

바다는 꾸준히 선행을 하는 데 비해 '선행 연예인'으로는 일반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면이 있다. 이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없냐고 묻자 그는 "진짜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오히려 직업 때문에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당을 다녔기도 했고 선행도 많이 해서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매우 존경한다"는 바다는 안성기와 주고받은 말을 소개하며 정글과 같은 연예계에서 살아가면서도 조바심내지 않고 꾸준히 제갈길을 가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저는 연예계라는 물에서 잘 나가고 남이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무서운 상어가 되어간다고 봐요. 하지만 안성기 선배님은 원래의 얼굴이나 형태를 잃지 않은 인어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젠가 초대받아 선배님과 낚시를 하며 '선배처럼 인어가 되고 싶다'고 하자 선배님이 막 웃으시다가 한참 대답을 안했어요. 그러다가 하신 말씀이 '바다야, 여기 물고기가 없는 거 같지. 근데 당장 잡히진 않았지만 여기 물고기가 있어. 좀만 더 기다려보자' 이러시는 거예요. 그 말이 제가 가진 갈증 위로 오래도록 내리는 비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물고기가 없는 듯 보여도 있고, 기다리면 잡을 수 있다는 은유적인 대답을 듣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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