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한없이 농염했다가도 (‘사랑밖에 난 몰라’), 흐느끼는 듯한 음성으로 가슴을 울린다. (‘한 오백년’) 하지만 바다의 진가는 “여러분 일어나주세요, Stand up! 괜찮아요!”하며 끓는 듯한 에너지로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며 무대를 휘저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소녀시대’) 여유 넘치는 무대매너와 시원하게 올라가는 고음은 바다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참 쉽게 노래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한다.

 

데뷔한 지 16년, ‘가요계의 요정’으로 무대에 섰을 때부터 솔로 활동과 뮤지컬 무대를 지나 KBS <불후의 명곡 2> (이하 <불.명>)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기까지 언제나 ‘노래하는 사람’이었던 바다는 지금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노래하고 있다. 새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개막을 앞두고 만난 바다는 흔히 이야기하는 ‘디바’ 그 이상의 가치를 말하고 있었다.

 

2013062821205816837.jpg

 

완벽한 자율학습의 장, <불후의 명곡>

정말 감사하게도 몇 개월 동안 계속 저한테 얘기를 해주셨어요. 사실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고, 음반이나 방송활동도 이제는 꼭 제가 필요한 자리에만 에너지를 모아서 무대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렇게 해야만 인생에 플랜을 두고, 더 좋은 무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요. 지금부터 어떻게 보면 제가 원하는 무대를 위한 과정이에요.

 

<불.명>을 위해 준비하는 무대는 짧은 시간이지만 저 자신에게도 테스트를 하는 부분이거든요. 제가 단순히 누군가에게 평가 받기 위한 게 아니라, 스스로 자율학습 하듯이 저 혼자서 하는 테스트가 첫 번째에요. 이외의 평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게 아니라, 중요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안에서의 그런 용기나 가능성 같은 부분은 누군가에 의해서 깎이고 싶지는 않아요.

 

<불.명> 스탭분들이 정말 애를 많이 쓰세요, 제작회의 밤새 같이 하고 무대 하나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시고, 바람 하나 맞히는 것도 몇 번의 리허설을 통해서 하는 거에요. 방송 자체가 가식이 없고, 진정성이 있어서 이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해요. 모든 가수분들, 스탭분들, 피디님들 할 것 없이 모든 게 굉장히 유기적이에요. 한 번 놀러 오세요, 분위기 진짜 좋아요. (웃음)

 

부담스럽지만 넘고 싶은 이름 “바욘세”

‘바욘세’ (바다+비욘세)라는 닉네임은 참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죠, 근데 저는 ‘내가 거기서 더 플러스할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바다기 때문에 더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를 생각해요. 비욘세 플러스 알파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는 거기서 뭔가 더 저다운 모습을 보태고 싶고, 그래서 새로운걸 다시금 창조하고 싶어요. 좋은 거에 좋은 걸 보태면 또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잖아요.

 

항상 연상을 했었어요, 어떻게 하면 라이브를 내가 원하는 만큼 하고, 뛰면서도 노래를 잘해야 하니까. 그래서 십 년 동안 늘 뛰면서 노래했어요. 데뷔 전까지는 저희 집이 산 바로 뒤라서 항상 그렇게 했었는데, 서울 나와서 제가 찾은 게 잠수교였어요. 잠수교 1000미터. 한번은 외국인이 불러 세웠었어요, ‘너 뭐 하는 사람인데 이러고 있니.’ (웃음) 잠수교 뛴 지는 4년 정도 됐는데, 그걸 더 발현하게 된 게 불명이고 지금 저에게 결과로 와 닿는 부분이에요.

 

How does it get any better than this? 제가 늘 항상 외우는 문장이자 거의 매일 외치는 단어에요. 무대를 준비하면서 프로듀서 돈 스파이크에게도 항상 묻고, 저 스스로에게도 하는 질문이죠, 어떻게 하면 이것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저는 동양인으로서의 제 무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동양여자에게 기대하기 힘든 파워풀한 모습에 신비스러운 부분들을 좀 더 플러스해서,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만으로도 ‘아시아가수도 저렇게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겸비할 수 있구나, 이런 류의 가수가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무대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2013062821205613395.jpg

 


S.E.S와 솔로 앨범, 수많은 실험을 정리해 놓은 음악 사전

지금도 노래 연습 중에 꼭 S.E.S. 모창을 해요. (웃음) S.E.S. 노래를 혹시 10 년 후에 누가 갑자기 시켜도 그 음색을 다시 낼 수 있는 게 하나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목소리의 몸매를 관리하는 거죠. 그 때 보이스에 대한 연구를 정말 많이 했어요. 보컬과 리더라는 책임감이 있었고,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강했던 거 같아요. 총 3인분을 연구 하다 보니까 정말 지금 들어도 다양한 소리가 많고 디테일이 엄청나요. 마치 제가 소리로 정리해놓은 사전 같아요. 지금도 되게 많이 참고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저는 결과와 상관없이 지금도 제 앨범 하나하나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불.명>을 통해서 나 혼자 열어놓은 가능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긍정적인 물음표를 가져다 주셔서, 그게 어떤 찬사의 마침표보다 더 설레고 좋아요. 서른 살 초반에 바다로서 디바라는 닉네임을 다시 찾아간다는 게 무척 흥분되고,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껏 제 앨범은 제가 앞으로 들려드릴 부분에 대한 베이스가 되는 거고, 그 경험들이 없었다면 앞으로도 없는 거니까, 기쁘고 의미 있는 연애를 했다고 생각해요.

 

‘바다만’ 부를 수 있는 노래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는 행사나 콘서트를 할 때 쉬어갈 수 있는 노래에요. 코러스 부분에서 다들 불러 주시니까, 제가 부르려고 해도 함성 소리가 너무 커서 마이크를 대드리고 “그래요, 부르세요, 부르세요” 이런 느낌이에요. (웃음) <무한도전>은 사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정말 얼마 안 돼서 세상밖에 다시 나오려고 나간 거였어요. 그 때 정말 많은 위로를 받고, 그때 이후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일년은 쉬었어요.

 

<불.명>에서 ‘옛사랑’을 부르니까 그때서야 다 정리가 됐어요. 너무 좋은 곡이고, 브릿지를 넣을 수 있었지만 억지로 터뜨리는 게 아니라 내 심리 그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무대를 가자고 생각했어요. 결국 눈물이 좀 났지만 진짜 ‘엄마 이제 난 준비가 된 거 같아’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다음주부터 오케이, 진짜 내 모습 4년 간 혼자 했던 콘서트 때 모습을 보여드린 거죠. 사실 예전에는 생각이 좀 갇혀 있었는데, 지금은 함께 나누는 게 너무 좋아요. 속이 다 시원해요. (웃음)

 

무대 위의 열정, 무대 밖의 애정

저는 무대에서 열정을 보여주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넌 어때?’라고 질문할 수 있는 무대를 하고 싶어요. 꼭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지금 꿈을 못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질문하라고 얘기하고 싶고요, 저도 어떻게 하면 되는 지 찾는 과정에서 무대를 하는 거거든요. 저는 시너지와 영감이 최고목표에요. ‘언니로 인해 에너지 받았어요,’ ‘저도 뭐 해보려고 해요’ 이런 것들이 제게는 또 다시 영감이에요. 이분이 나로 인해 희망을 가졌대 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고.

 

어렸을 때 무기명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 친구가 집은 힘든데 노력을 많이 하더라 라고 소문이 나서 이름 없이 도와주신 단체가 있었어요. 지금 두산 연강재단과 하고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하고 있는 일들도 제가 경험한 걸 저도 해주고 있는 거에요. 누군가 날 믿어줬을 때 저는 희망을 찾았었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힘든 친구들도 희망을 가지고, 환경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아무도 날 함부로 할 수 없는 거거든요, 자기 자신 조차도.

 

2013062821204815333.jpg


모두의 뮤즈가 되는 날까지

새 앨범을 통해서 뭔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계속 진보하는 게 제 목표에요. 불명으로 받은 닉네임이 ‘디바’긴 하지만, 사실 함부로 붙여지는 이름은 아닌 거 같아요. 저를 그렇게 불러주시는 건 너무 감사하지만, 그게 목표도 아니고. 저는 그냥 계속 가능성을 둘 수 있는 가수이고 싶어요. 나중에도 섹시 디바는 제가 원하는 코드는 아니에요. 그냥 시간이 지났을 때 디바라고 할 수 있는 가수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늘이 중요하고 내일이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다음주가 새 뮤지컬 개막인데, 너무 설레요. 사실 이번에 <불.명>과 함께 준비했는데, 우리는 그렇잖아요, 50점씩 할 수 없어요 무조건 하면 100 점 나와야 되는 거거든요. 왜냐면 저는 아마추어가 아니니까. 스스로 인정하는 게 과정은 무척 아마추어에요. 노래 가사 외우는 거, 대사 외우는 거 배우 중에 가장 느려요. 하지만 제가 믿는 건 어떻게 해서든 무대에서는 아마추어이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스칼렛 핌퍼넬>은…감동 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글,편집. 이혜지 hj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화보

Magazine

  1. 2013.06 플레이 DB [바다]

  2. 2013.06 텐아시아 [바다]

  3. 2013.06 루이까또즈 [바다]

  4. 2013.06 더 스타 [유진]

  5. 2013.05 여성중앙 [유진]

  6. 2013.04 신동아 [유진]

  7. 2013.03 코스모폴리탄 [유진]

  8. 2013.03 EBS 스토리 웹진 V...

  9. 2013.02 코스모폴리탄 [유진]

  10. 2013.01 열린마루 [유진]

  11. 2012.12 코스모폴리탄 [유진]

  12. 2012.12 여성중앙 [유진]

  13. 2012.12 에스콰이어 [바다]

  14. 2012.10 건강보험 168호 [...

  15. 2012.09 코스모폴리탄 [바다]

  16. 2012.09 마리끌레르 [유진]

  17. 2012.08 일본 여성자신 (女...

  18. 2012.08 일본 여성자신 (女...

  19. 2012.08 슈어 [유진]

  20. 2012.08 바자 [유진]

  21. 2012.08 메종 코리아 [바다]

  22. 2012.08 레이디경향 [바다]

  23. 2012.07 바자 [유진]

  24. 2012.07 바자 (중국판) [유진]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