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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호] 매거진 플레이디비.jpg

 

“전엔 굴러온 돌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박힌 돌 같다고 할까요?” 

 

<미녀는 괴로워>의 주역 최성희(바다)가 여배우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특수 분장 탓인지 더 작고 여려진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가 이번 작품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는데 사용한 첫 마디는 ‘박힌 돌’이었다. 꽤나 오래 전부터 연기에 대한 연심을 간직했고, 이제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시작한 그녀가 말하는 소박한 기쁨의 표현이기도 하다. <미녀는 괴로워>로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성희를 만났다. 

 

[2008년 12월호] 매거진 플레이디비 (1).jpg

 

'가수' 꼬리표 떼기

120kg이 넘는 거구의 여성 강한별. 아름다운 목소리에 착한 심성을 가졌지만, 외모로 평가 받는 이 나라에서 그녀가 발 붙일 곳은 없다. 결국 죽음을 각오한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강한별은 날씬한 미녀로 다시 태어난다. <미녀는 괴로워>의 설정은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간다. 비슷한 경험을 했을 리 없는 배우에게 이번 역할은 쉽지 않을 것. 하지만 최성희의 생각은 다르다. 연기가 아닌, 스스로 그 캐릭터가 되어 버리면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캐릭터가 됐다고 생각하니까 어느 순간 내가 연습했던 어떤 걸 넘어서더군요. 무대에서 실수를 해도 전혀 방해 받지 않고요. 오히려 가수로 노래할 땐 틀리는 것에 염려할 수 있지만, 연기하면서 약간의 틀을 벗어나는 건 신경을 쓰지 않아요. 내가 그 사람이 되어 극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되니까요."

 

최성희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웠던 점은 그가 가진 연기 열정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오랜 기간 동안 요정이라 불리던 그룹 S.E.S.의 리더로 가요계를 누볐고, 10여 년 동안 가수로 활동한 그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기는 갑작스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성희 본인에게는 오랫동안 꿈꾸고 기다려 오던 기회다. <텔미온어썬데이> <노트르담 드 파리> <미녀는 괴로워>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가 아닌 그녀가 만들어온 도전이기도 하다. 이러니 그에게 ‘가수 출신’이라는 단어가 그리 유쾌하진 않는 건 당연하다. 배우로 무대에 설 땐 바다가 아닌, 최성희라 불리고 싶듯 말이다. 


“한창 가수들이 연기에 도전할 때 ‘외도’라는 말을 많이 했잖아요. 전 똑같이 그런 시선을 받는 다는 게 싫었어요. 확실한 신념이 있었고,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왔으니까요. 가장 안타까운 말이 ‘가수가 연기도 잘하네?’였어요. 전 가수치고 연기가 잘한다는 것보다, 배우가 노래도 잘 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래서 <미녀는 괴로워>를 재미있게 보시고 감동을 받고 돌아가는 관객들을 보면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물론 들고.” 

 

이번 작품은 다른 스케줄과 병행하지 않고 올인 하고 있다. 다른 스케줄 때문에 연습을 빼먹는 일도 없어 배우들과의 호흡도 그 어느 때보다 좋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일 것. ‘가수가 뮤지컬에 도전한다’라는 시선이 그의 노력 덕분에 서서히 옅어 지고 있어서다. 스스로도 “예전에는 내가 없어도 그 모습이 완전해 보였다면, 이번 작품은 내가 없으면 불완전해 보인다”라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2008년 12월호] 매거진 플레이디비 (2).jpg


“난, 감정 전달사”

이쯤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시간 동안 원해왔다던 배우의 길과, 그가 오랜 시간 동안 몸 담아 왔던 가수의 길에 대한 그의 생각 말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명확했다. 

 

“감정을 전달하는 게 좋아요. 노래가 됐든, 연기가 됐든, 그 무엇이 됐든. 나의 감정 전달로 상대방이 위로와 감동을 받는 것, ‘감정 전달사’ 정도일까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겠네요(웃음). 사실 오랫동안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왔었는데 그 의미를 찾은 다음부터는 저로부터 해방이 되더군요.” 

 

S.E.S. 활동 때부터, 최성희가 아닌 바다일 때부터 그는 동년배 다른 연예인보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기준이 뚜렷했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았고, 어려움에 처했다. 

 

“10년간 가수로 무대에 서면서 누구보다 진실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아이돌 출신이었지만 신념이 있었고, 그것과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했어요. 어른들이 기대하는 방법을 몰라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그만큼 내가 원하는 노래를 했습니다. 그래서 S.E.S.에 대해서는 다른 아이돌과 비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뮤지컬로 연기에 대한 꿈을 이뤄가면서, 그녀는 최성희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구를 따라하지 않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싶다. 

 

[2008년 12월호] 매거진 플레이디비 (3).jpg

 

“기존 뮤지컬 배우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잘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 사이에 제가 굳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제 자신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해요. 전 가수 출신이라는 선입관을 저만의 강점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기존 뮤지컬 배우도 할 수 없었던, 기존 가수들도 할 수 없었던 걸 보여주는 거죠. 저에게 주어진 작품에 대해서는 유니크하게 표현하고 싶거든요.” 

 

그는 요즘 <미녀는 괴로워>의 특수분장 때문에 몸에 열꽃을 달고 다닌다. 1막이 끝나면 쓰러져 버릴 정도로 체력이 소진되지만 항상 2막에서도 열정적으로 달린다. 억지로 힘을 끌어내는 게 아니다. 강한별에 인생에 들어갔기 때문에 2막까지 순리대로 가는 것이다. 

 

[2008년 12월호] 매거진 플레이디비 (4).jpg

 

"어떤 관객 분은 저에게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셨어요. 또 되게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셨대요. 하지만 전 그냥 하는 거에요. 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하니까 힘들어도 2막까지 기적적으로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 때요? ‘한번뿐인 인생’을 분장을 한채로 부를 때 너무 힘들어요(웃음).”

 

S.E.S. 동료인 유진과 슈도 최성희의 무대를 보고 응원을 해줬다. 유진은 “강한별의 엉뚱한 점이 언니 같았다”라며 재미있어 했단다. “제가 가끔 촌스럽고 웃길 때가 많아요. 그래서 한별이의 웃긴 점은 그냥 제 속에서 꺼내면 되요”라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만약 갑자기 강한별처럼 살이 찐다면 수술할 용의가 있냐고 묻자 "의학박사 이공학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수술인데.. 죽음을 각오하고 싶진 않다"며 깔깔 웃는다. 이어 <미녀는 괴로워> 관람 포인트를 짚어줬다.


"이 작품에서 외양적인 아름다음은 소재일 뿐이지, 나중에 알고보면 내 자아에 대한 치유가 더 핵심이거든요. 그 메시지가 저희 작품의 포인트에요. 그걸 봐주시면 더 재미있을 거에요."

 

그녀는 오늘도 무대 위를 달리고 있다. 가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기 위해 전진하는 것이다. 그 길의 끝이 지독한 연기파 배우일지, 만능 엔터테이너일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기에 더욱 그녀에게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가 <미녀는 괴로워> 에서 부르는 ‘마리아’의 전율을 간직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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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디비 고객이 배우 최성희에게 직접  묻다 

shoo12345678님 ‘나는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하는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최성희_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조디포스터에요. 하지만 저는 저만의 연기를 해야겠죠. 저는 그녀처럼 연기할 수 없고, 그녀도 저처럼 연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롤 모델은 사실 많다고 하면 많고, 없다고 하면 없어요. 제가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Ehoxkd님 <미녀는 괴로워> 넘버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성희_ ‘한번뿐인 인생’과 ‘마리아’요. 특히 ‘한번뿐인 인생’이 참 와 닿아요. 특수 분장을 하고 불러야 해서 정말 어렵지만^^; 

 

lsy1338님 ‘이 작품은 꼭 해보고 싶다’라는 뮤지컬이 있으신가요? 
최성희_ 위키드? ㅎㅎㅎ 이 작품은 최근에 동영상으로만 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꼭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전 <텔미온어썬데이> <노트르담드파리> 이번 <미녀는 괴로워>까지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은 다 해봤네요. 앞으로는 <위키드> <레미제라블> 같은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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