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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책 198쪽> 이동욱 & 유진, 이별에 대처하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자세

동갑내기 친구가 이별을 극복하는 동지로 만났다. <그 남자의 책 198쪽>에서 이동욱은 헤어진 여자친구의 메시지를 찾아 198쪽만 찢어가는 ‘그 남자’로, 유진은 그의 추적을 도와주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도서관 사서로 분한다. 1년을 돌아 다시 만난 그들의 기억을 함께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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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상처를 기/억/하/다

-지난해 가을에 영화를 촬영했으니까 1년 정도 지나서 개봉하게 된 셈이다.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처음 영화를 선택했을 때 느낌을 되살려본다면?

 

유진 우선 과하지 않은 표현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은수는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묵묵히 아픔을 참아내는 아이다. 그런 게 나랑 비슷하기도 했고, 가슴 아프기도 했다.

 

이동욱 새로운 캐릭터에 새로운 장르(미스터리 멜로)였기 때문에 욕심이 났다. 준오는 굉장히 순수해서 자기 하고 싶은 거 외에는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부분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 좀 달랐다고 할까. 또 준오가 가지고 있는 반전을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영화에서 준오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도 도서관 사서 은수에게 도움을 청해 여자친구의 메시지를 찾아달라고 한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라면 도움을 청하고 받을 수 있었을까?

 

이동욱 나라면 매달릴 것 같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렇다고 생판 모르는 사람인 은수를 아예 경계하지 않는 건 아니고. 은수가 여자친구의 이름을 물어보니까 그건 왜 궁금하냐고 하기도 하잖나.

 

유진 은수의 일상이 평범하고 재미없지 않나. 그런 사람 앞에 독특한 남자가 나타난 거지. 그래서 준오에게 호기심이 생겼을 것 같다. 그러면서 동정심도 생기고 정의감도 생기고 그런 거지. 나중엔 진실을 알게 됐는데 이 사람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하나 고민도 하고. 감정이 점점 쌓여간 거지.

 

이동욱 그렇다고 은수가 일상적인 인물은 아닌 것 같다. 나 같으면 대출 목록을 찾아주는 정도까지만 했을걸. 은수는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는 것도 같이 해주고 끝까지 도와주잖아.

 

-그렇게 서로 몰랐던 두 남녀가 함께 사랑의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더라. 그러나 영화에선 가능했지만 현실적으론 힘든 일이라는 생각도 들던데?

 

유진 거의 운명 같지.(웃음) 정말 이상적인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동욱 대부분 이별을 혼자 극복하려고 하지. 서로 도와주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면 아무 때나 마음대로 사랑할 수 있겠지.

 

유진 그래도 있긴 있을 거야.

 

이동욱 근데 사랑을 잊는 방식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시간은 필요한 것 같다. 혼자 아파하든, 다 잊어버리든, 매일 술을 퍼마시든, 수면제를 먹고 종일 잠을 자든. 먼저 했던 사랑을 확실히 정리해야 다음 사랑 앞에서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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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의 사랑을 추/억/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도서관 야외 신이 굉장히 아름다웠다. 정독도서관에서 찍었다고 들었는데?

 

유진 정독도서관엔 처음 가봤는데 정말 예쁘더라. 왜, 책 안 읽을 줄 빤히 알면서도 책 읽고 싶은 마음 들게 하는, 그런 느낌? 막상 하라고 멍석 깔아놓으면 하지도 않을 거면서.(웃음)

 

이동욱 난 거기서 촬영하다가 초등학교 동창 만났잖아. 연락 끊어진 지 15년 된 친군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5학년 때까지 같은 반이었다. 마침 그 도서관에서 유학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지. 얼마 전에 미국으로 떠난다고 문자도 왔다.

 

-기본적으로 조용한 영화지만 준오의 어리바리 캐릭터가 잔웃음을 주는 장면이 있어서 즐거웠다. 예를 들어서 미처 기차를 타지 못한 은수 때문에 준오가 플랫폼에 철퍼덕 뛰어내리는 순간이나, 준오가 은수를 기다리면서 허공에 자전거 페달을 굴리는 장면 같은 거.

 

유진 은수가 떠나는 기차 잡겠다고 뛰어가다가 넘어지고, 그걸 본 준오가 기차에서 정말 웃기는 폼으로 뛰어내리고 하잖아. 근데 그런 우리 모습이 너무 ‘덤앤더머’ 같은 거야. 그때 우리 정말 같은 과구나 싶었지.(웃음) 그런 소소한 포인트들이 전부 동욱이 아이디어다. 너, 자전거 신은 나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그런 거지? 

 

이동욱 아니야, 진짜 다 진지하게 생각해서 한 거야. 영화가 두 남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한두 번 정도 웃음의 포인트가 있어야겠더라. 그날은 원래 준오가 도서관 밖에서 은수를 멀뚱히 기다리고 있는 거였는데, 세워져 있는 자전거가 많은 걸 보고 그냥 한번 해본 거다. 그런 걸 통해서 어리바리하면서도 순수한 준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

 

유진 보통 그런 장면이 촬영장에선 빵 터져도 정작 극장에선 안 웃기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그런데 이번엔 관객들도 다 웃어줘서 다행이다.

 

[2008년 10월호] 무비위크 (1).jpg

 

▶ 이동욱 | 달콤한 그 남자, 연기에 미치다

“똑같은 이야기를 한 3만 번 하는 거 같아 지겨워 죽겠다.” 계속 홍보하느라 힘들지 않느냐는 몸 풀기용 질문을 건네자 다소 ‘까칠한’ 대답이 날아온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설명할 때도 그는 이런 식이다. “준오는 내 실제 모습과 극과 극이다. 내가 하는 일 외엔 관심 없다는 점 하나만 빼고. 난 지난 사랑에 얽매이지도 않고 그래서 준오처럼 멍청해지지 않고 그만큼 순수하지도 못하다.” 

 

그러고 보니 그가 툭툭 냉소적으로 내뱉는 말은 하나같이 예상을 한 눈금씩 벗어나곤 한다. “떠나간 사랑의 메시지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나?”라는 질문엔 “‘잘 지내’ ‘다신 눈에 띄지 마’ 이런 게 다 메시지 아닌가? 특별한 거 없는데”라고 맞받아치고, “회 뜨는 장면에선 직접 한 건가?”라는 물음엔 “대역을 썼는데 손이 안 예뻐서 너무 어색하더라. 영화 잘못되면 다 그 장면 때문이야”라고 불평해댄다. 

 

그는 가식적인 멘트와 미소를 날리며 잘 보이려는 종류의 인간이 아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덤덤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할 뿐. 그런 그에겐 ‘사람들이 좋아해 줄 작품’만큼이나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이 중요하다. 공포물 <아랑>, 액션과 코미디가 섞인 <최강로맨스>, 트렌디 멜로드라마 <마이걸>,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달콤한 인생>까지, 그는 똑같은 장르와 연기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애써왔다. 

 

특히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준수가 돋보였던 <달콤한 인생>은 청춘 스타 이동욱을 배우 이동욱으로 한 발짝 나아가게 해줬다.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달콤한 인생>이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으로 모든 걸 다 쏟아부은 작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돼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는 아마도 그에게 남아 있는 도전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진이 빠질 정도로 연기에 목숨을 걸었다가 부쩍 떨어진 체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고백하면서도 “내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더 어렵고 힘든 작품을 찾고 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서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하는 그의 앞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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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 | 새침한 그 여자, 솔직해지다

“바다 언니가 그러더라. ‘그냥 너 보는 거 같았어’라고. 그 정도로 은수는 내 실제 모습과 비슷하다.” 유진은 언제나 캔디 같았다. 크고 둥근 눈을 빛내면서 외로워도 슬퍼도 언제나 웃는 역할이 주특기였다. 그런 그녀가 이번 영화에선 지나간 사랑과 지친 일상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고 한숨을 쉬고 짜증을 낸다. 

 

오뚜기처럼 아픔을 이겨내는 모습만 보여줘야 했던 그녀의 어깨에서 비로소 힘이 빠지고 인간 유진의 모습이 은수 위에 고스란히 겹쳐진다. 은수를 연기한 유진도, 은수의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영화의 디테일한 시선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한다. 

 

“영화에서 퇴근하고 텅 빈 집에 들어선 은수가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나. 실제로 나도 그런 적 있거든.(웃음) 연기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많았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어떻게 보면 연기한다는 기분이 안 들 정도로.” 밝은 웃음 뒤에 가려져 있던 조금은 우울한 유진의 모습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연기와 연애하기 시작한 지 벌써 6년째. 하지만 아직도 그녀를 90년대 여성 아이들 그룹의 대표 주자 S.E.S.의 요정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본인은 “요정 이미지, 벌써 깨진 것 같은데”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얼굴에선 여전히 귀엽고 예쁜 스타의 분위기가 풍긴다. 하지만 그녀가 스스로 무게중심을 잡아가는 걸 보면 야무진 또순이의 본모습이 드러난다. 

 

“왜, 노래하다가 연기하면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한때 있었지 않나. 근데 그런 건 좀 이상한 것 같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 할 거고, 그걸 열심히 잘하면 좋은 평가도 따라오겠지.” <그 남자의 책 198쪽>에 이어 <왠지 느낌이 좋아>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왠지 느낌이 좋아>에선 어리광 많은 톱스타를 연기한다. 나는 이민기와 친하고, 민기는 이선균과 친하고, 이런 식으로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한꺼풀씩 벗겨지는 그녀의 내면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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