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별기획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지은수 役
방송: 2004.10.23~2004.01.02 (20부작)
연출: 이승렬
극본: 마진원, 조윤영, 손황원
출연: 지성, 유진, 류수영, 이보영
시청률: 24.7% (TNS), 25.8% (AGB 닐슨)
- 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기억 상실과 재벌 2세 같은 뻔하디뻔한 소재의 드라마였으나 당시 별다른 경쟁작이 없던 탓에 주간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나름 인기몰이를 하던 작품입니다. S.E.S. 시절부터 워낙 예쁜 이미지로 각인되어있다 보니 해체 이후 드라마와 영화 쪽에서 꽤 많은 러브콜이 들어왔는데, 가수 활동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한동안 들어오는 시놉시스를 전부 고사하다가 2집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다시 연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원래 가수 활동에 애착이 많기도 했지만, 나름 야심 차게 준비한 1집 활동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섣불리 연기에 도전하기보다는 가수로서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성과를 낸 후에야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듯싶어요. 이 시기에 유진이 거절한 작품으로 '옥탑방 고양이', '말죽거리 잔혹사', '늑대의 유혹' 등이 있다는 건 꽤 유명한 사실.
지난 2년간 작품 활동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예상외로 '러빙유' 때보다 훨씬 나아진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기대 밖의 호연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연출을 맡은 이승렬 PD는 유진의 연기력에 대해 '왜 이 친구 가수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2집 후속곡 '폭풍의 언덕'을 발표하고 한창 상승세를 타려던 시점에 드라마를 하게 되는 바람에 2집 활동이 흐지부지 끝나게 돼 버려 아쉬운 감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으니 다행인 셈.
그해 SBS 드라마가 줄줄이 망한 탓에 '파리의 연인'과 '발리에서 생긴 일'에 이은 유일한 흥행 드라마였으나, SBS 자체 제작이 아닌 외주 제작이었던 탓에 드라마 인기에 비해 푸대접이 심했죠. 주간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한창 상승세를 타던 무렵 갑자기 공중파 재방송을 없애버리더니 연이어 창사특집 드라마다 축구 중계다 해서 별다른 공지 없이 달랑 자막 한 줄로 2화씩이나 결방을 해버려 치명타를 입게 됩니다. 게다가 10년 만에 컴백하는 고현정의 복귀작 '봄날' 방영일에 맞추느라 억지로 4회나 연장하는 바람에 이야기의 진행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시간 끌기식 장면이 늘어나면서 결국 시청률이 20% 밑으로 주저앉고 맙니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마당에 연말 시상식에서까지 홀대를 한 탓에 드라마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기도 했죠. (시상식 재방송에서는 유일하게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장면만 편집된 채 방송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유진은 이 작품 이후 SBS 드라마에 일체 출연하고 있지 않습니다.